사는 이야기/옮겨온 글

빨래를 하십시오/ 이해인

동네 사람들(통하니) 2008. 7. 2. 20:05
그림과 시와 음악을 내마음에 좋은쪽으로 골라왔습니다.

빨래를 하십시오/ 이해인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날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몇 차례 빨래를 헹구어내는
기다림의 순간을 사랑하다 보면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비누가 부서지며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은 문득 넓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