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

어느 여인의 이야기

동네 사람들(통하니) 2006. 7. 26. 23:44
1961년 
우리 동창중 간호고등학교(그시절엔 전문학교가 없었음)를 졸업하고
강릉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에 양호 교사로 발령을 받았던 친구가 몇명 있었습니다.
한 여름 바다 구경을 가자는 의견의 일치를보고 (그때까지 바다 구경을 못했거든요)
춘천서 강릉까지 무려 10시간을 넘게 
꼬불꼬불 아흔아홉 구비의 대관령길을 온통 흙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버스로 달려 친구를 찾았습니다.
갓 스물의  팔팔한 말괄량이 처녀 여섯명이 모이다 보니 친구의 자취 방은 
금새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까르륵, 까르륵"  .....
"킥, 킥" .....
아무개야! 넌? 넌 어떻게 지냈어?
"애인 생겼어?"
밤이 새도 이야기 꽃은 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루즈를 발라보고, 한겹입혀진 루즈 때문에 저절로 입이 쑥 나오면
또 서로 처다보고 웃고....
접시가 깨지고 뒤집어 졌습니다. 
휴가의 몇날 밤을 뒤집어 놓았지요.
그때 강릉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H 라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실력도 있고, 외모도 빼어나며, 
주변으로 부터 인정받는 사모의 대상이었습니다.
거기다 직장도 좋았고, 집안도 부유한 편에 속했습니다.
부족함이 없었지요.
주변의 인기를 의식하며  항상 머리를 곧추 세우고 다녔습니다.
주변의 킹카들은 그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무진장 노력을 하면서....
처녀들도 모두 부러워 했습니다.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되었지요.
정말 톡톡 튀는 여인이었답니다.
시체말로 퀸카였나 봅니다.
그의 생활은 꿈에 부풀어서
룰루 랄라 즐거운 생활 이었습니다.
세월을 보내면서 여자로서 주가가 가장 높은 최고의 때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최고의 신랑 감들이 항상 주변을 맴돌았지요.
그러던 어느날
낙담한 뭇 선남, 선녀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그 여인은 만인의 축복가운데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개를 곧추세우면서....
아주 아주 행복했습니다.
달콤한 시간이 꿈처럼 흘렀습니다.
1년 2년......이렇게 세월이 가는동안 아이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 하였습니다.
여러분!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요.
그런데 그 남편에게는 제 2의 여인이(부인에 비하여 아주 보잘것 없지만)
있다는 수근거리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소문에 소문으로 꼬리를 잇던 제2 여인의 이야기는 부인에게 까지 알려 졌습니다.
혼란과 혼란 속에서.
나쁜 남편은 
우여 곡절을 겪으면서 부인과 헤어진후 제2의 여인과 아들 딸을 낳고
알콩 달콩 살았습니다.
아주 아주 착하고 순종적인 여인이었답니다.(그 시절의 현모 양처상)
문제는 이제 부터 였습니다.
자신의 삶을 망쳐놓고 제2의 여인과 사는 남편에게 복수의 칼을 갈았습니다.
지옥 같은 삶을 시작한 것이지요.
이 여인의 삶의 목표가 남편에게 원수를 갚는것이 되었습니다.
남편을 망신 주는 일이라면 어디든 나타났고 
남편을 괴롭게 하는 일 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괴롭게 하는 사람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지옥 같은 삶이었답니다.
그렇게 해봐야 자신만 더 힘들다. 
다 소용 없는 일이다.
돌아 올 사람이 아니다.
남편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게 원수를 갚는 일이다.
잊어버려야.
처음엔 주변 사람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어 위로도하고 만류도 했지만,
그 여인의 마음은 한결 같아
어느 사람의 말도 듣지를 않았습니다.
그렇게 힘든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 여인의 주변에서는
차츰 친분관계가 끊어지기 시작 했고,
이제는 혼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부모로 부터도 형제로 부터도 멀어졌습니다.
항상 외롭게 지냈습니다.
그의 남편은 술로 세월을 보내고 술에 젖어 찌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30년을 더 넘겼나 봅니다.
그남편은 병들었고
58세라는 나이에 간 경화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원수를 갚는게 삶의 목표였던그 여인은 어떻게 됐을것 같아요?
당연히 기뻤겠지요? 잔치라도 벌려야 겠지요?
그후의 소식은 ......?
그 여인은 삶의 목표가 없어졌습니다.
이젠 먹는것도 싫어 졌습니다.
울음도 멈췄습니다.
웃음은 아예 없었고요.
살아야하는 이유가 없어진것이지요
20대의 꽃다운 나이에서 50대의 중반까지 30여년의 세월을
오로지 자신을 배신한 남편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질타하고....
그 여인은 삶의 의미를 잃고 걸어다니는 식물 인간처럼 되었답니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지도 모르는 그여인의 생각이 갑자기 떠 올랐습니다.
원수 갚는것이 나에게 속해 있지 않음을 
그 여인이 알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