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9일
나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자랑하는 자는 아닌가? 주일학교도 한번 다닌적 없는 내 아들이 교회의 일원으로 아주 작은 일을 하게 되어서 남선교회에서도 봉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직장 일을 못 마쳐도 맡은 일에 늦을까봐 허둥대며 시간보다 한 시간은 빠르게 교회로 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안하면 몰라도 이왕에 내가 배운 재주를 가지고 봉사하려면 열심히 해야지' 이게 아들의 생각입니다. 예배가 끝나고 모두 돌아간 후에도 뒷정리를 하는라 늦게까지 있는걸 보았습니다. 물론 저녁을 쫄쫄 굶고 땀을 후줄근히 흘리면서--- 하루를 허둥대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직장 일을 하다가(어떤날은 아주 먼곳에 출장을 갔다가도) 맡은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며 지친 몸과 마음에 배고픔까지 참아가며(금요일은 밤 11시에야 저녁을 먹음) 교회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워서 엄마 ;- "얘야 대충 해놓고 그냥가자. 다음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내일은 학생이니까 여유가 있을 거야" 아들의 말 인즉 " 엄마! 이 좋은 악기를 교회로부터 빌려 썼으면 망가지지 않게 잘 정리를 해서 다음 사람이 쓸 수 있게 해야 봉사하는 것이지 내가 힘든 다고 그냥가면 되겠어요?" 엄마;- "그래도 네가 너무 지쳐서 하는 말이지". (글의 흐름을 위해 엄마라고 씀) 아들;- "난 봉사라는 명목으로 교회로부터 악기를 빌려 쓰는 거예요 내가 지쳐도 빌려 쓴 것을 정리하지 않고 그냥 간다면, 교회에서 마련해준 좋은 악기를 빌려가지고 나를 자랑한 것뿐이 더 되겠어요? '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다' 고 자기 자랑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요." 아들;- "자랑과 봉사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봉사한다고 그 봉사가 나의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아들의 말이 힘이 되었고 끝까지 그 생각을 지켰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서툴기는 하지만 음악이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이뤄서 감동함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주 한다는 생각 나는 아들의 이야기지만 마음속으로 부끄러워 해야 했습니다. 이곳에 글을 쓸 때면 내 글을 많이 읽어주기를 바라고 꼬리 글이 많이 달리기를 바랐고 잘 읽었노라 글 내용이 좋았노라고 칭찬듣기를 바랐고 나를 알아주기를 바랐던 내가 부끄럽고, 왼손이 한 일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생각키워 졌습니다 흔히 일의 시작은 잘 하는데 끝마무리가 잘 안되는 때가 많지요 남이 보는 앞에서는 잘 하는데 성가시고 귀찮은 뒷마무리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한 둘씩가고나면 늘 끝에 남아서 고생하는 사람이 있게 되더군요. 일의 책임자도 인도자도 없는 무책임. 무질서 낯나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봉사하는 한 무리가 일을 마치고 자기가 할 일이 없어도 기다려주고 함께 있어주는 배려. 끝마무리가 깨끗이 마쳐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교회 문을 나가는 아름다운 마음 --- 자랑이 아닌 아름다운 봉사의 마음이 힘든 2005년을 마무리하는 성숙한 k 교회 교인의 마음이라 생각 하면서. 2005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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