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

죽음

동네 사람들(통하니) 2007. 6. 30. 17:43
때르릉~~~~~
1.  아. 여보세요.
2.  권사님!.
1.  예. 무슨 일이 이세요?
2.  못들으셨어요? 문 권사님 남편 어제 저녁에 소천 하셨다고 새벽 기도회 때 광고 했어요.
     회장님이 아셔야 할것 같아서. . . . . 
1.   아~ 그래요? 잘 알려 주셨어요. 오늘 저녁이 수요일 이니까 저녁 예배후 모여서 문상 갑시다.
2.  네 ~ 각 부 부장들에게 연락 할께요.
1.  저녁에 만납시다.
  
총무님의 연락을 받고
지금 문상을 갈까? 
저녁에 함께 갈까?
망설이고 망설이다(솔직히 너무 더워서 가기 싫었다)
부랴부랴 검정 옷으로 갈아 입고 
가까이에 있는 전도 부장님과 연락,(혼자 가기엔.....) 
서울 중앙 병원으로 달려가 문상을 하면서
'오기를 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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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도
"아무개 아버지!" 하고 부르면 눈을 번쩍 떴는데 돌아가셨단다.
한때는 풍납동 영파여고 주변에 집들을 지어서 돈을 무지 많이 벌었는데
아들이 하는 일 마다 안돼서 100평이 넘는 집을 팔아 뒷돈을 대주고 
작은 집으로 이사한후
"이 작은 집에서 답답해서 어찌사누---"   하다가 병을 얻었단다.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돈을 안준다고 부모와 발을 끊고 살았다는 말도 있고...
직전
'내가 죄를 많이 졌다"며 회개
바람 많이 피운거
착한 아내 이유 없이(?) 때린거 등등 다 회개하고 가셨다며 
'조금만 더 살지~, 난 어떻하라고~' 하며 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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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예배후 목사님이 운전하시는 봉고에 41여전도회 16명이 구겨 타고
병원으로 다시가서 예배를 드렸다.

"내일 장지엘 갈 사람?"
인원을 점검하니 
"난 밭을 샀소"
"난 장가를 들었소"
"난..................소"
등. 등. 등.   이유가 많았다.
나 역시 똑 같았다.
3.  "이유가 뭐 그렇게 많아, 우리 여전도회 인데 다 가야지" 하는 전도 부장의
     핀찬을 들으며 억지 손들기 10명
1.  "발인예배가 8시 30분이니 늦지마세요" 라고 했지만 과연 몇명이 나올까?

목요일 아침 
'오늘을 축복하여 주사 무사히 끝나고 돌아오게 해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하고'
아들의 도움을 받아 장례식장으로 가고--예배--장지로 출발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가운데 41 여전도회원 6명과 
5교구 경조부원이 함께 버스에 올랐다.
장지까지 함께 가는 우리 교회 경조부들이 너무나 귀하게 여겨지고,
 끊이지 않고 찬송을 부르는 모습에 마음이 찡~~하니 울린다.
비가 꽤 잘 쏟아지니 근심스럽기도 하고 
장례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질척여서 일 하는 사람은 힘들지만 
비가 온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도 안 불고 얌전하게 비가 오는것이다
덥지가 않아서 ... 
"비가 오는 것도 은혜로구나"
만약 해가 쨍쨍났더라면 더위를 이기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쓰러 졌을텐데.....

아들들에게
"어머니한테 섭섭하게 하면 우리 여전도 회원들이 처들어 갈꺼니까 잘 해요"
라는 말을 끝으로.....
죽음에 대한 준비도 해야겠고.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한 장례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