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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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한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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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소리에 약간은 짜증이 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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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여전도회 부회장의 목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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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권사님 아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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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일 오후 세시에 ㄱ대 병원 정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연락해서 같이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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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대 병원이 어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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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있잖아요 2호선 강변 다음 다음역인가..." 의아해 하면서 설명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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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말문이 막혀서 도무지 ㄱ대 병원이 생각나지 않는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 것 같고 못 찾아 갈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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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권사님의 건강한 목사님 아들이 영안실에 있다는 그 말이 너무나 충격이어서
머릿속이 하~애 지면서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
전화를 한 부 회장님은 답답하고 안타까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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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설명을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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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은 천호 역에서 잠실 역까지 와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간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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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신천 역에서 타면 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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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하니 알 것 같아서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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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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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아침 일찍 갈 것이지 늦게 갈게 뭐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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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궁시랑 거리는 데 슬픔에 일그러진 ㄴ권사님 얼굴이 스쳐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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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어쩌면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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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젊은 나이에.. 어린 자식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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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보다 이르게 서둘러 병원으로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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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와 있는 권사님들도 있었는데 같이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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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홉 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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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담담한 권사님을 보니 내 마음도 진정이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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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을 마치고 나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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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상을 하나 차지하고 둘러 앉았다 궁금한 것이 많지만 누구 하나 섣불리 말을 못 꺼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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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권사님의 입을 통해 나온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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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모자라는 며느리를 봤으면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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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있는 집에서 며느리를 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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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년전부터 미국에 들어가자 안 간다 하면서 다툼이 있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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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처형이 미국에서 사는데 자기네도 들어가자고 싸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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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이야기는 잘 못 듣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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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강원도 어딘가로 들어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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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한 아들은 두어 달 행방 불명이 되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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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생활도 할 수가 없어서 그만두고 떠돌이 생활을 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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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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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소식이 와서 갔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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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회사인가 취직이 되어서 다녔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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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일을 하다 감전이 되어서 식물인간이 되었고 하루를 버티다 어제 운명을 달리 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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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죽은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서 밤을 지샌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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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10살 딸 아들을 두고 미국으로 가자는 아내를 이기지 못해 목회도 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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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힘이 들었겠는가.
미국이 뭐하는 덴데 가정 파탄을 내면서도
가고 싶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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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명이 그뿐이라서…… 라고도 할수 있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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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똑똑한 며느리 였으면 남편을 따라주고 목회 생활을 하면서 행복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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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님의 말이 내 머리를 맴돌고 있다.
남의 일 같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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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들 시대에는 그렇게 사는 거려니~하고 살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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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살 밖에 안된 아들을 떠나 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것 같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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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자식을 일찍 보내는가 보라고 나도 죽기로 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담담해 진다"고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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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님을 위로할 말을 못 찾아 쩔쩔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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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가 오래 살기는 했는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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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들이여 조금 덜 똑똑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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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덜 고집을 쓰는 게 어떨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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